미니 쿠퍼SD의 열쇠를 받아 든 순간,
하늘 높이 쳐들고 한바퀴 돌면 변신마법을 펼칠 수 있을 거 같은 마법봉같은 느낌의
동그랗고 신기하게 생긴 열쇠를 받아 드니,
아~ 벌써부터 설레는구나 ^ㅇ^
“미니 쿠퍼” 라는 이름만 들어도 왜이리 기분이 좋은지~
전시된 차량만 봤을 뿐 시승은 처음인지라 사전지식을 알고 타면 좋으련만,
‘미니’라는 이름값 때문에 궁금증 보다는 기대감이 너무 커서
전무한 지식을 갖고 시승차에 올랐다.
참고로, 필자는 12년의 무사고 운전자로서 국내 소형차를 세 대에 걸쳐 타고 있는,
남의 차라고는 운전 해 본 적이 별로 없는 순수국산혈통(?)의 운전자이다.
예전에 이런 광고가 있었다.
배우 이미연이 차 보닛 위에 앉아 말한다.
“운전은 한다. 차는 모른다”
여성 운전자의 대부분이 사실상 이렇다.
필자는 여기에 어깨 너머로 배운 약간의 지식이 있을 뿐이지 모르긴 매 한가지다.
이런 내가 시승기를 쓴다는 거 자체가 우스운 일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 운전자의 수가 날로 늘어나는 현대사회에 여성의 시각으로 보는 시승기도 재미있지 않겠는가?
아, 서론이 너무 길었다.
마법봉 같은 열쇠로 시동을 거는 것부터 참 재밌고 설렌다.
마법봉이니 알아서 척! 시동을 걸어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마법봉스럽게 키 홀더를 차에 도킹(?)시키고 시동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오오오!!! 감격스럽다!!!
“내가 미니에 시동을 걸었어!!!”
우왕~ 출발이다~!!!!
주차장 정산소에 도착하자 문제가 생겼다.
주차권을 손에 들고 창문을 열지 못해 안절부절;;;;
창문 스위치는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정산소 아저씨께서 차문쪽을 보라며 소리치시는게 창밖으로 작게 들린다.
하지만 거기 없어요 ㅠㅠ 엉엉;;;
결국 창문이 아닌 차문을 열고 어색한 자세로 주차권을 디밀고는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미니를 타고 이거 참 모양빠진다. 힝~
운전하기 전에 몇가지 작동법을 알아야하길래 차 내부를 자세히 둘러봤다.
선루프 작동 스위치나 센터페시아 부분 작동 스위치들이 꼭 내가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있는 느낌을 준다.
계기판도 에어컨 송풍구도 동글동글 귀엽기만 하고,
속도계는 센터페시아 중앙에 커다랗게 위치해서 항해를 하는 느낌마저 든다.
이런것 때문에 미니 디자인에 열광하게 되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차 전체 크기는 우리나라 경차만하고 소형차보다 작은 크기여서
그냥 이쁘기만 한 차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나라 차만 타본 나로서는 외형만으로는 그냥 소형차로만 보인다.
주차장 밖에서 회사 동료 두명을 태우고 가까운 한강시민공원을 향해 달렸다. 필자보다 여직원들이 더 신났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가 퉁~ 튀어나간다. 그럴때마다 여직원들이 꺄악~ 소리를 친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여직원들이 소리를 친다. 아이쿠~
차는 반응이 무척 빨랐다.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는 내가 원하는 만큼 속력을 내기도 멈추기도 잘 해 주었다.
핸들을 돌릴때도 꽤나 단단하고 감아 돌린 만큼 차를 잘 돌게 해주었다.
와~~ 꽤나 운전하는 맛이 난다.
고속도로를 달릴때는 엑셀레이터를 꾸우욱 밟자 시속 180km/h 가 거뜬히 나온다.
과속카메라가 나올지 몰라 곧 속도를 줄였지만 시속 200km/h는 쉽게 넘길거 같다.
첫 인상의 작은차 느낌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뭐 이건 양의 탈을 둘러 쓴 늑대란 말인가? 표현이 너무 거창했나?
암튼, 차가 작아서 힘을 내기에 더 유리했을지 모를 위장술 같은 크기와 힘에 다시금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문제는 멀미를 호소하는 여직원들이었다.
앞자리와 뒷자리를 번갈아 타보고, 처음 차를 타며 신나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뒷자리에서 힘들게 내리고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멀미로 비틀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돌아갔다.
그녀들은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딱딱한 서스펜션 덕분에
심하게 흔들리는 좁은 뒷자리에서 고생만 한 것이다.
미니는 운전자에게는 재미를 주는 차 이지만,
동승자에게는 참 불편한 승차감을 안겨주는 ‘다중이’인 것이다.
운전을 한시간 반 정도 하고나니 나도 약간은 어지러움을 느끼며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이번엔 창문 스위치를 제대로 찾아 주차권도 멋지게 뽑아주었다.
시동을 끄고 마술봉같은 열쇠를 차에서 뽑았다. 마법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귀엽고 이쁜 차가 불끈불끈 힘을 내주니 이런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다면 소원이 없으련만,
뭔가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운전의 재미와 승차감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는 그런 아쉬움 같은것?
거기에 한가지를 더 하자면, 패들쉬프트는 쓸 일이 거의 없어서
좋은 기능이 있어도 활용 못해본 것과 주유구 버튼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 것.
BMW 미니 쿠퍼SD 긴 시승기 (201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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